노견
늙은 노견이 부대끼며 씻겨진다. 뜨거워도 안되고, 차가워도 안되고, 어정쩡한 온도에 불편하게 앉아 팔팔하던 때는 아마 그러지 않았을 지독한 피부병에 몹시도 쓰라린지 울지도 못하고 상처를 핥아본다. 이제는 말을 듣지않는 노구는 맘과는 다르게 싫어하는 목욕을 마다하지 못한다. 그렇게 남겨진 채로 불려질 때로 불려진 몸에 눌러앉은 누런 떼를 주인은 묵묵히 벗겨낸다. 어릴 때의 이쁜 눈으로 말없이 자신을 보는 노견을 보고 그만 추억에 젖기도 했을 것이다. 주인은 노견이 혼자 할 수 없는 목욕을 구석구석 사이사이 꼼꼼히도 씻겼을 것이다. 어정쩡한 온도의 물이 차게 식어갈 쯔음 거품과 함께 주욱 하수구로 빨려 내려간다. 늙은이의 고약한 냄새도, 행복한 추억도, 아쉬움과 후회, 미안함, 애잔함,,,, 등등등,,, 결..
2023. 2. 13.